고석만 제주친절문화발전연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공동체든 나름의 이상적인 인격을 롤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성인이나 군자, 선비 등은 일종의 그 시대 집단인격의 모델로 상정되었다. 우리 사회 특유의 즉물적인 관행에서 벗어나 말을 바르게 하고 남의 말을 듣는 능력을 길러야 일상생활을 바로 유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시대 인격의 최고목표로서 친절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할까. 사전에는 친절의 정의에 대해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함'이라고 되어 있으나 시대흐름은 그 이상의 새로운 친절관을 요구하고 있다. 법정스님도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는 친절이라고 했다. 타인에 대한 친절을 최고의 덕목으로 보면서 생활 속 친절에 주목하기도 했다.

한편, 경제활동을 하는 많은 업종에서는 역량강화를 위한 친절서비스모니터링 평가제도를 시행하고 있을 것이다. 그 제도가 돈벌이수단 성격이 더 강한 까닭에 사람보다 비즈니스를 위한 치밀한 연기를 요구하면서 친절의 본질이 왜곡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결국 당시 분위기나 현실여건에 따라 평가결과는 매번 달라지고, 친절수준은 더 나아지기는커녕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사람중심의 친절관으로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친절하게 섬겨야 할 대상은 갑이 아니라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친절을 '올바른 인성과 공감적 소통능력을 통해 지혜롭게 대하는 태도'라고 보다 넓게 정의하고 싶다. 결국 친절은 곧 격 높은 민주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필요한 자질로서, 건강한 인성과 사람을 충분히 헤아리는 공감능력을 통한 참다운 지혜가 더해진다면 보다나은 생활문화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이 시대의 이상적인 인격의 롤 모델로 '친절한 민주시민'을 제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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