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호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22일 제주대학교 인근 도로가 침수돼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이 힘들게 도로를 건너고 있다. 김대생 기자

22일 오후 3시 서귀포 해상 통과...한라산 698㎜·오등동 533㎜ 강수량 기록
하늘·바닷길 통제, 시설물 파손 등 피해 잇따라...23일 새벽 태풍 영향 벗어나

제17호 태풍 '타파'가 제주를 강타하면서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히고 정전 피해가 발생하는 등 곳곳에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겼다.

태풍 '타파'는 21~22일 이틀간 700㎜의 물폭탄을 제주에 퍼부었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타파'는 이날 오후 3시 서귀포 동쪽 약 100㎞ 부근 해상까지 접근하며 제주와 가장 가까워진 뒤 부산 해상을 지나 23일 독도 해상으로 빠져나갔다.

태풍 '타파'가 제주를 지날 때 세력은 중심기압 970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5m(시속 126㎞), 강풍반경 340㎞, 강도 '강'의 중형급을 유지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21∼22일 이틀간 지점별 누적강수량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북부 제주시 278.5㎜·오등동 533.0㎜, 남부 서귀포 136.3㎜·태풍센터 303.0㎜·신례 287.5㎜, 동부 성산 299.6㎜·송당 441.5㎜·표선 302.5㎜, 서부 한림 121.5㎜·대정 104.5㎜ 등을 각각 기록했다.

한라산에는 어리목 698.7㎜, 한라생태숲 601.0㎜, 윗세오름 632.5㎜ 등의 많은 비가 내렸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22일 지점별 최대순간풍속은 한라산 윗세오름 초속 31m, 성산 초속 30.4m, 고산 초속 29.9m 등을 기록했다.

태풍이 몰고 온 강한 비바람으로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도 재난안전본부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배수지원 23건, 안전조치 73건 등 모두 96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사유시설 피해(35건)는 주택·마당 침수 13건, 농경지 침수 4건, 레저보트 전복 3건, 건물 외벽 마감재·입간판 파손 7건, 태양광 시설 전도 1건 등이다. 

공공시설 피해(38건)는 도로 침수 7건, 하수도 역류 4건, 가로등·교통표지판·신호등 파손 25건 등으로 파악됐다.

정전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11시 제주시 한경면을 시작으로 서귀포시 호근동, 표선면, 대정읍 무릉리 등 오후 2시 현재 도내 1315가구가 정전됐다. 이중 1311가구는 복구중이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모두 막혔다. 

제주국제공항은 22일 새벽 순간최대풍속 초속 25.5m의 강풍이 몰아치면서 항공기가 무더기 결항됐다.

21일 오후 늦게 항공편 33편(출발 10편, 도착 23편)이 결항했고, 22일 오후 4시 기준 항공편 391편(출발 196편, 도착 195편)이 운항을 취소했다.

해상에서도 이틀째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도내 항·포구에는 2000여척의 선박이 태풍을 피해 정박했다.

제주는 22일 자정까지 최대 100㎜ 이상의 비가 더 내린 뒤 23일 새벽에 태풍의 영향권에서 차자 벗어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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