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식 ㈔제주교통연구소 이사

제주 애조로는 제주시 애월읍과 조천읍을 연결한다고 해서 도로명칭이 정해졌다. 26.3㎞길이를 6개 구간으로 나눠 1999년부터 공사를 시작한 이후 지난 11일 다섯번째 구간인 첨단과학단지 북측 동샘교차로에서 번영로를 연결하는 회천교차로 구간 4.2㎞가 새롭게 연장 개통됐다. 아직 나머지 한 개 구간인 회천교차로에서 신촌교차로까지 3.8㎞가 남아있지만 동부지역 주간선도로인 번영로까지 연결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크다.

상대적으로 도로 개설이 미흡했던 동부지역에 새로운 도로가 연결되면서 자동차 이용이 용이해질 뿐만 아니라 제주시 도심권을 반드시 통과할 수밖에 없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서부지역으로의 이동도 한결 수월해지는 효과를 내고 있다. 또한 그동안 연삼로와 연북로에 집중됐던 도로정체 해소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애조로 연장구간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우선 야간 운전시 도로선형을 나타내 안전운전에 도움을 주는 시선유도표지가 잘못 설치돼 있다. 국토부 지침에는 자동차가 주행하는 방향에서 오른쪽에는 흰색 원형 반사체를 설치하고 왼쪽 중앙선에는 황색 원형 반사체를 90㎝ 높이로 50m 이내 간격을 두고 설치토록 하고 있지만 모두 흰색으로 설치됐다. 이에 따라 안전운전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도로를 잘못 진입했을 경우 역주행의 우려도 낳고 있다.

봉개동 방면에서 애조로로 진입하기 위해 우회전차로를 이용할 때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우회전차로 진입 후 애조로 직진차로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가속차로를 주행하면서 직진하는 자동차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데 가속차로가 조성되지 않았다. 

특히 해당지역은 우회전 진입 자동차가 많은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가속차로가 없는 것이다. 더욱 잘못된 것은 5m 정도의 흰색 점선구간을 제외하고는 차도와 길 가장자리 구간을 구분하는 선이 2개의 흰색실선으로 돼 있어 직진차로로 진입할 수 없다.

애조로와 번영로를 연결하는 회천교차로는 아직 마지막 구간공사가 남아 있어 임시적인 P턴형으로 돼있다. 360도 회전해야 하는 구간으로 잘못하면 도로를 이탈할 수 있는 구간이다. 애조로 제한속도가 시속 80㎞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도로사정을 잘 모르는 운전자의 경우 위험한 상황인데다 도로 이탈을 방지하는 방호시설 역시 허술하다.

또한 절물휴양림 방면과 연결되는 직진동선은 일치하지 않아 운전자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있으며 번영로 보도높이와 애조로 길 가장자리 높이도 연석 높이인 20㎝ 정도 차이가 발생해 야간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를 위협한다.

방향표지판도 미흡함을 노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150m 가량 간격을 두고 예고표지판과 본표지판을 설치해야 하지만 월평동과 용강동 방면에서 애조로 진입 시 거리가 짧은 것을 감안하면 방향표지판이 1개만 설치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더구나 월평8길 교차로인 경우 북측 방향표지판은 교차로와 거리가 멀고 남측교차로에는 방향표지판이 없다. 해당 도로를 개설한 제주도 담당부서나 공사업체는 도로개설과 관련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런 문제점을 내포한 상태에서 도로개통을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더구나 지난 4월 대부분 구간이 완공됐지만 회천교차로 고가도로 설치 지연으로 개통이 지연됐기 때문에 완공된 도로에 대한 반복적 점검으로 문제점 보완이 가능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그대로 개통했다는 것은 심각하다 할 수 있다.

이런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자동차 운전자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도로구조와 안전시설물 미흡 등이 기여하고 있지 않은지 되새겨 볼 일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