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제주시 애월읍 한 도로 인근에서 애묘인이 먹이를 둔 먹이를 길고양이들이 먹고있다. 박시영 기자

주민 "배설물과 우는 소리로 스트레스"
길고양이 밥그릇에 담배꽁초·쥐약도

최근 제주시 주택가에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주민과 배설물과 울음소리 등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주민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3년째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고 있다는 주부 김모씨(63·애월읍)는 바짝 마른 어미 고양이에게 먹이를 챙겨준 적이 있는데 제 새끼들을 살리겠다고 먹이가 있는 곳으로 한 마리씩 물어 옮기는 모성애를 보고 마음이 아려 캣맘이 되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좋은 일 한다'며 응원해주는 주민도 있지만 고양이를 싫어하거나 학대하는 사람이 있어 힘들다"며 생각을 조금만 바꿔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길고양이 밥그릇에 담배꽁초부터 가래침, 각종 쓰레기는 물론 심지어 쥐약도 놓였던 적이 있어서 너무 걱정되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제주시 노형동에 사는 유모씨(41)는 "정해진 곳에서 주면 상관없지만 주차된 차량 밑이나 남의 집 앞에서 밥을 주고 이로인해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들어 싸 놓는 배설물과 우는 소리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안 그래도 길고양이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데 밥까지 애묘인들이 챙겨주면서 길고양이 개체 수가 더욱 늘어나면 어쩌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이들과 함께 반려견을 산책 시킬 때도 남겨진 고양이 배설물로 인해 자칫 세균을 옮길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길고양이를 두고 주민 간 갈등을 좁히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에 제주시 관계자 "지난 5년간 길고양이 TNR중성화 사업을 통해 길고양이 개체 수는 지난해 대비 올해 45.6%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 총 459마리가 중성화 수술을 마쳤다"며 "도민들께서도 길고양이도 생태계의 일원으로 보호받는 동물이라는 인식을 갖고 생명존중 도시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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