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당근연합회 12일 구좌농협서 비상품 유통근절 결의대회
예년보다 빠른 시행 등 선제 조치 무게…'상품=경쟁력' 재확인

제주 당근 농가들이 다시 작업복 단추를 고쳐맸다.

지난 2015년 안정적 농가 수익 확보를 위한 시장 교섭력 확보 차원에서 결성한 ㈔제주당근연합회(회장 김은섭)를 주축으로 한 생산농가들이 12일 구좌농협(조합장 윤민)에서 2019년산 비상품 유통 근절 결의대회를 가졌다.

가을장마와 태풍으로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지만 상품 관리 없이는 저가 수입산 공세나 소비 부진 등 환경적 영향에 밀려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랐다.

예년 12월 초에 가졌던 결의대회 일정을 11월로 앞당길 만큼 사정이 힘들다는 점도 반영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전망 조사에 따르면 제주산 비중이 높은 당근 재배면적은 전년 대비 6.7% 감소한 1234㏊로 추산됐다. 평년대비 14%나 줄었다. 9월 전망조사 1445㏊에 비해 211㏊ 줄어드는 등 가을장마와 태풍에 의한 피해가 컸다. 구좌농협에서 파악한 휴경 면적이 지역 당근 재배면적의 25%에 이를 만큼 타격을 입었다. 현재 예상하고 있는 생산량도 평년의 60% 수준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출하와 소비다. 생산량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도매시장 내 당근 소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처리난을 겪고 있는 상태다. 이대로 제주산 당근이 출하될 경우 동반 하락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여기에 시장 신뢰를 잃을 경우 내년, 내후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도 감안했다.

결의대회에서 농가들은 지난 2015년부터 지켜온 '상품'출하 흐름을 지킬 것을 다짐했다. 소비 부진 외에 품위 저하 등으로 인한 추가적인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다. 특히 도매시장과 소비자 입장에서 '제주 당근'의 이미지를 지키는데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김은섭 회장은 "산지격리에 대해 소비자들이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농업인 입장에서는 생업을 지키기 위한 방책"이라며 "철저한 산지 관리로 제주당근 경쟁력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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