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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녀' 문화 다양성·공동체 해석 확보가 경쟁력

기사승인 2019.11.12  1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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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녀'를 향유하다 2. 가치 접근 확장

제주해녀문화의 다양성과 가치를 제대로 알린다면 해녀를 보기 위해 제주에 오도록 유도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지난 4일 열린 2019 해녀어업·문화 가치 제고 국회 정책토론 모습.

유네스코 '보편적 가치' 강조, 억척스러운 여성 대상화 경계
박상미 의장 "공동체 접근 다양할수록 활용·보전 가능성 커"
실생활 직결·수평적 합의 등 해녀회 성격 공감대 유도 필요

'제주해녀'가 지닌 가치를 어디에서 어떻게 찾아야 할 것인가. 과연 우리는 제대로 찾으려 하고 있는가.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3주년 기념 국회 정책토론회가 예정 시간을 넘기며 뜨겁게 이어졌던 배경에 던져진 질문이다. 문화다양성의 상징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대상화하는데 급급하며 마치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는 상황이 됐다는 점에 공감했다.

△ '살아있는 무형유산'의 함정

제주해녀어업·문화가 지닌 가치만큼 과제도 크다. 생업과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 유·무형이라는 유산 관리 정책의 경계선 상에 놓인 상황만 봐도 그렇다. '살아있는 무형유산'이라는 차별성은 경쟁력이자 한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해녀 공동체'에 대한 해석이 양날의 칼로 작동한다. 해녀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는 보존의 대상이다. 신규 해녀 양성을 우선하며 기존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장치를 우선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현재 제주도가 시행하고 있는 해녀 관련 조례 대부분이 이런 역할을 한다. 해녀 의료비나 신규 해녀 정착, 고령 해녀 지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유네스코의 해석은 조금 다르다.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작업에 참여했던 박상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심사기구 신임 의장은 등재를 전후해 "'해녀문화 공동체'의 대상을 해녀에 국한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박 의장은 "해녀문화 공동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을수록 활용과 보전의 가능성이 커진다"며 "제주 또는 우리나라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인류 문화 다양성의 한 축으로 키워나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토론회 주제발표를 통해 '제주 세계해녀축제'를 제안한 서연호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장도 비슷한 접근을 했다. 서 위원장은 해녀축제에 근면과 도전, 공동체 정신, 그리고 바다 환경을 지키는 청정의 의미를 융합할 것을 주문했다. 축제에 대한 해석도 바꿀 것을 주문했다. 소비 보다는 '생산과 재분배'로 접근할 때 '살아있는 무형유산'의 가치를 키울 수 있다는 제안은 각 분야 전문가들의 공감을 샀다. 단순히 해녀를 보여주고, 해녀문화를 소비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해녀를 알고 참여하고 싶은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은 사실 처음도 아니다.

지난 2016년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가 확정되자 원희룡 지사 등이 환호하는 모습.

△수평적 합의로 기본 질서 유지

일괄적인 기준 적용으로 문화 다양성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은 '해녀회'의 성격을 이해하는 것으로 접근할 수 있다.

제주도가 1996년 발간한 「제주해녀」에서 해녀회는 '단순한 친목단체와 다르다'고 설명된다. 그 이유도 구체적이다. "그들의 절실한 실생활과 직결되고 나날의 삶과 얼키설키 얽힌 크고 작은 일들을 수평적 합의에 따라 결의하고 빈틈없이 실행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어 "물질은 개별적 노동이지만 물질에 따른 모든 의미와 관행은 그 마을 나름으로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공동체적이다. 이러한 사이에 해녀 사회의 기본 질서가 산다"는 설명을 적었다.

여성학자인 김은실 이화여대 교수의 "제주해녀문화를 제대로 전승·보존하기 위해서는 해녀의 일과 삶을 과거의 유산이 아니나 '살아있는 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을 싣는 내용이다.

해녀축제를 꾸리고, 해녀문화콘텐츠사업을 진행하면서 진지하게 살피지 않은 부분이 '지속가능한' 전승 체계의 흠이 됐다는 인정이 시급하다.

해녀 공동체의 해석을 '해녀를 둘러싼'으로 확장할 때 접근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궁무진하다.

서 위원장이 제안한 '청정 환경 보전'은 물론이고 김 교수의 '공동체 내부의 호혜적 관계' '대안경제 구조'는 세계적 공감대를 이끌기에 충분하다. 

민회에 바탕을 둔 불턱 민주주의나 대상군을 중심으로 한 의사결정 방법 등도 검토 대상이다. 이 같은 접근은 '다른 장치에 의지하지 않고 맨몸으로 작업하는 원시적인 형태의 나잠어업'이라던가 '세계에서 그 유래가 없는'이란 한계를 허물기에 더할 나위 없다.

리퍼드 전 주한대사의 해녀체험 모습

△'경관' 중요성 추가 해야

또 하나 살펴야 할 것은 '장소지향적 접근'의 필요성이다. 제주도가 지정한 '해녀의 날'인 9월 셋째 주 토요일은 세계 100여 개국에서 참여하는 세계 최대 환경정화의 날인 '국제 연안 정화의 날'이기도 하다. 해녀의 날을 정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언급됐던 내용이다. 해녀축제를 바다를 깨끗하게 만드는 작업과 연결하자는 제안을 넘어서 사람과 삶, 유산의 존재 이유로 볼 필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윤원근 한중일농업유산협의회 한국대표는 "제주해녀어업이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된다면 이는 어업이자 '사람'에 주목한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어업을 바탕으로 한 농업유산은 있지만 '해녀'라는 존재는 보다 더 큰 가치를 부여할 것이란 평가다. 하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끌어내 인정받기 위해서는 생업 외에도 경관과 생활관이 융복합된 유산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경우의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접근 방법 외에도 대상의 접촉면이 확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녀를 '물질'이란 기술적 측면에서 본다는 신규 양성에 무게를 두면 충분하지만 환경이나 문화산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다면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난다. 해녀문화의 다양성과 가치를 제대로 알린다면 해녀를 보기 위해 제주에 오도록 유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유·무형 문화유산을 가진 지역이나 나라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례들을 살피는 일은 이런 작업의 탄탄한 밑작업으로 의미가 있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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