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도민배심원단 구성 일부 공약 조정·변경 안건 의결
원 도정의 정책 불신으로 이어져…도 "배심원 의견 반영"

원 도정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도민과 약속한 주요 공약을 축소 또는 변경을 추진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역 산업 구조 특성, 국비 확보 문제, 공감대 형성 및 확산 필요, 대체부지 마련 어려움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애초부터 득표를 위해 무리한 약속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도는 '도민배심원단'을 구성하고 지난 9월 21일부터 10월 12일까지 3차례의 회의를 통해 주요 핵심공약에 대한 개선안과 일부 공약의 조정·변경 안건을 의결했다고 13일 밝혔다. 

도민배심원단은 5개 분임으로 나누어 주요 핵심공약 의견수렴을 위한 10건의 '평가안건'과 공약의 조정·변경과 관련된 10건의 '심의안건'을 다뤘다.

도민배심원단은 '제주 환경공감플러스 센터 설립', '맞춤형 농산물 거래정보시스템 구축' 등 8건은 승인했고, '일가정 양립을 위한 여성친화도시 조성','느림의 길 조성 및 중산간 관광벨트조성' 2건은 미승인해 원안대로 추진하도록 의결했다.

승인된 공약 조정사유를 보면 장수의 섬 해양본초 사업 추진 공약은 유사 기능 수행하는 기관에서 사업 통합하는 것으로, 제주자원 활용 자주재원 확보는 특별법 제도개선을 위한 제도도입 논리 보강과 공감대 형성 등을 이유로 들었다.

또 제주해양경제도시 조성 국책사업 유치는 기존 해중관광 생태공원 조성 사업과 유사, 맞춤형 농산물 거래정보 시스템 구축은 기존 공약과 사업내용 중복, 제주하천 재생프로젝트 추진은 산지천 하류 동문시장 상가이전 및 대체부지 마련 어려움 등이 이유다.

특히 원 지사가 개인의 일과 생활이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하는 이른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가정 양립) 정착을 위해 약속했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여성친화도시 조성 공약 가운데 가족친화인증 기업 확대 계획을 지역 산업구조 특성으로 사업장 발굴이 어렵다며 110곳에서 77곳으로 축소하려다 미승인 처리됐다. 

또 애월 해안도로 느림의 길 조성 공약을 폐기하려 했지만 배심원들이 원안대로 추진하도록 의결했다.

도민 이모씨(25·여)는 "원희룡 지사가 지난 지방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 무리한 공약을 내세웠다가 당선되자 도민과의 약속을 파기하려는 것 아니냐"며 "이는 원 도정의 정책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승철 소통혁신정책관은 "공약은 도민과의 약속으로 공약이행 과정에서도 도민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도민배심원단을 구성, 운영하고 있다"며 "배심원단의 다양한 의견과 개선방안을 공약이행 과정에 적극 반영하도록 관련 부서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도민배심원단의 최종 개선안과 의결 결과에 대해서는 공약 관련 부서별로 구체적인 검토 결과가 나오면 올해 중 제주도 홈페이지 '공약 3·6·5센터'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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