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제주경제 불어온 보릿고개

감귤·채소 조수입 2016년 정점 후 내리막…건설업 대형민간공사 냉랭
관광객 감소에 조수입 41% 면세점 등 편중 지역연관성 업종 어려움 

제주지역경제는 관광산업과 1차산업, 건설업이 3대 축을 이루고 있다. 한개 또는 2개의 경제축이 위축되면 나머지 축이 지탱했다. 하지만 최근 관광산업과 1차산업과 건설업 3대축 모두가 위축되며 제주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정은 벼랑끝 위기에 몰린 제주경제를 회생시킬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매해 조수입 하락 1차산업

제주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주농업이 산업이 2016년을 정점으로 조수입이 감소하는 등 크게 위축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농산물 전체 조수입은 2016년 1조762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7년 1억6945억원으로 떨어졌고, 2018년 1조6443억원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감귤은 2016년 9113억원에서 2017년 9457억원까지 올랐지만 2018년 9402억원으로 떨어졌다. 채소작물은 2016년 6767억원에서 2017년 5413억원으로 떨어진 후 지난해에는 4847억원으로 하락했다.

올해 역시 2019년산 감귤가격은 출하초기부터 지난해보다 20%이상 떨어졌다. 올해산 월동채소 과잉생산이 우려되고, 마늘가격 하락도 예상되는 등 제주농업은 올해가 더 침체될 것으로 보인다.

축산물 가격하락으로 양돈과 양계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양식광어 가격도 급락하는 등 제주 축·수산업도 위기에 몰렸다.

서귀포지역 상공인은 "서귀포 경제는 감귤작황과 가격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격과 수입이 떨어지며 산남전체가 침체의 늪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건설업 민간수주 절벽 침체

제주지역 건설업은 2017년까지 활황기를 보냈지만 2018년부터 위축됐고, 올해는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제주특별자치도회에 따르면 올해 10월말까지 도내 종합건설회사 신규 도급한 공사는 458건에 3778억 77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0% 감소했다.

특히 부문별로는 민간공사 도급액이 115건에 17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6건·2478억원과 비교해 57.0%이나 급감했다. 

제주도가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투자유치가 급격히 줄었고, 결국 대형 민간공사 수주도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부문은 정부·지자체의 부동산 규제와 미분양 주택수 중가, 대규모 투자사업 부재 등으로 상당기간 침체 국면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신규공사는 거의 없고, 기존공사와 간간히 소규모 공사수주를 따내 겨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객 감소에 대기업만 배불려

제주관광산업의 경우 제주방문 관광객이 2016년 1585만2980명(외국인 306만3021명)으로 1500만명 시대를 열었지만 2017년 1475만3236명(123만604명)으로 떨어졌고, 2018년 1431만3961(122만4832명)으로 연이어 감소했다.

관광객 감소세와 달리 지난해 제주관광 조수입은 6조5390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2017년 5조7000억원보다 14.7%(8390억원)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내국인관광객 조수입은 4조300억원으로 3.4% 줄었고, 외국인은 2조5090억원으로 64.4% 9830억원 증가한 것으로 추계됐다.

면세점이 포함된 소매업이 2조9300억원으로 전체 조수입의 44.8%를 차지했다. 음식점업 8190억원(12.5%), 숙박업 7490억원(11.5%), 운수업 6190억원(9.5%) 등에 불과하다.

제주관광산업은 대기업에 조수입이 집중됐고, 되레 도민 경제활동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지닌 소매업이나 숙박업·음식점업은 감소했다.

올해 관광산업도 9월까지 1124만8650명으로 전년보다 4.1% 증가하며 회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국인 증가세는 0.4%에 그치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관광 조수입이 늘었다고 하지만 면세점 등 대기업의 배만 불렸을 뿐 숙박·교통·음식업 등은 수입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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