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즈랩, 특급호텔서 쏟아지는 폐시트 활용 다양한 쿠션 개발 호응
(유)세간, 산업현장 폐자재 등으로 전통소반·가구 등 세간살이 창조

예술작품이나 액세서리 제작 위주였던 업사이클링이 최근 어엿한 기업활동의 유망 분야로 성장하고 있다. 여러 산업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버리는 데도 비용이 든다. 돈 내고 버리던 것을 다른 사용 가치를 지닌 물건으로 업사이클링해 폐기비용 절감은 물론 자원 순환과 환경보호, 지역 이미지 개선까지 앞장서고 있는 도내 업사이클링 청년기업 2곳을 소개한다.

# 폐시트를 반려동물 쿠션으로…아이즈랩 

얼핏 평범한 쿠션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특급호텔' 출신이다. 도내 호텔에서 쓰임새를 다한 시트 등 린넨을 제공받아 반려동물 전용 쿠션으로 재탄생 시킨 업사이클링 패브릭 브랜드 '레미투미' 제품들이다.

'레미투미'는 업사이클링 제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도내 스타트업 청년기업 '아이즈랩'(대표 김민희)이 지난 2월 론칭한 브랜드다. 

아이즈랩은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호텔 폐린넨을 업사이클링하는 제주스타트업으로 쿠션·냅킨 등 다양한 제품을 친환경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탈바꿈시켜 클라우드 펀딩이나 유통 채널 등에서 매회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제주창조혁신센터의 데모데이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아 최우수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최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1395%의 펀딩률을 달성하며 큰 호응을 이끌었다. 

현재는 루이스 쿠션과 빈백 쿠션, 커버 등을 개발했고 반려동물 제품을 더 확대하기 위해 시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도내 호텔업계도 친환경 프로젝트로 폐린넨 무상 제공에 동참했다. 현재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 메종글래드 제주호텔, 롯데시티호텔 등 3곳이 아이즈랩과 함께 업사이클링에 나서고 있다.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는 린넨 특유의 스프라이트 무늬와 부드러운 질감을 살린 스타일리시한 반려동물 쿠션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폐린넨에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에게 좋은 재료 '쑥'을 더한 새로운 반려견·반려묘를 위한 방석을 개발하여 출시한 것. 쓸모없이 버려졌던 연간 1.5t 가량의 폐린넨을 활용하는 성과도 거뒀다.

메종 글래드 제주호텔 역시 친환경 스토리를 담은 반려동물 전용 빈백쿠션으로 폐기비용 절감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도 거두고 있다.

김민희 대표는 "서울의 백화점에서 MD로 일했던 경험이 내게 업사이클링과 리폼, 핸드메이드 분야에 관심이 커진 계기가 됐다. 버려진 재료로 무언가를 창조하고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경이로웠다"며 "물량에 비해 작업·보관 공간이 부족하고 인프라도 충분하지 않지만 호텔이나 소비자 반응이 좋아 미래가 밝다. 협업을 통해 환경을 지키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폐자재의 화려한 변신…유한회사 세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유한회사 세간(대표 김진주)은 제주지역에서 발생하는 폐자재를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질 높은 세간살이로 재탄생시키는 공간이다.

폐자재의 재활용(리사이클)을 넘어 업사이클링을 통해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과 디자인, 가격까지 세심하게 신경쓰고 있다.

김진주 대표는 (유)세간을 창립하기 전 2010년 창업 기업인 ㈜알이(대표 신치호)에서 디자이너로  7년여간 활동하며 산업현장 폐자재 등 건축현장이나 산업현장의 폐자재나 폐가구, 생활폐기물에서 나오는 목재들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일에 참여해왔다.

하지만 업사이클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던 시절, 판로 확보 등 난관을 마주치면서 현재는 판매전문매장인 (유)세간이 분리 운영되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중산간동로 2247)에 위치한 (유)세간 매장에서는 목재·유리·패브릭·비닐 등의 폐자재를 활용해 만든 전통소반과 트레이, 냄비 받침, 의자, 테이블,  비치코밍 작품 등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다.

환경문제에 뜻을 같이하는 기업이나 개인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팹랩제주와 플라스틱·비닐·타이벡 등 제주 쓰레기를 상품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김진주 대표는 "폐자재로 업사이클링 한 제품으로 먼저 주목받기보다 좋은 물건인데 알고 보니 업사이클링 제품이었구나 하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각 지역의 폐자재를 재료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고 싶다. 그러다 보면 적어도 그 지역만큼은 폐자재를 자체적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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