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이 날씬의원 원장

많은 음악 영화 중에서 인상깊은 것 하나가 '신과 함께 가라'라는 영화이다.

수도원의 폐쇄로 독일에서 이탈리아까지 걸어가는 3명의 수도사들의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무엇보다 아름다운 것은 그들의 신앙과 같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하모니이다.

천사의 울림같은 채석장에서의 성가와 파이프 오르간의 소리마저 잠재운 성당에서의 노래는 힘든 여정을 함께 해온 그들이 화음으로 마음을 연결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해 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소리를 절제하여 조화로운 소리를 만드는 합창은 넓은 평원에 서서 거대한 자연의 노래 속에 파묻혀있는 느낌을 준다.

11월의 마지막 날 제주의 수풀 속에서 그 소리의 울림이 있었다.

제주의 자연과 사람들을 가사 하나하나에 담아 새로운 선율로 청중의 마음에 제주의 바람과 파도를 불어 넣었다.

음악은 빛처럼 찰나와도 같아 실체가 잡히지 않는 감동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거쳐야 하는지.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 같은 소리를 내기 위해 서로를 격려하며 끊임없이 맞추어 나아가는 것은 합창만이 줄 수 있는 모두에 대한 믿음과 신뢰의 소산이다.

다수가 음악전공자가 아님에도 그들은 그렇게 하나된 눈동자와 화음으로 그들의 재능과 활기를 보여주었다.

또한 그 중심에서 그들을 인도하는 지휘자는 그들의 땀과 열정을 하나의 완성된 빛나는 시간으로 승화시켜주었다.

첫 공연을 축하하고자 달려온 가족들을 배려한 선곡들이 청중은 물론 노래하는 합창단원들의 눈시울까지 젖게 만들었으며, 다시금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며 우리 모두 같이 소리높여 합창을 하는 듯한 착각을 들게 만들었다.

그 얼마나 아름다운 순간이던가.

노래의 목적은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제주레이디스콰이어의 창단기념 음악회는 그렇게 청중들의 마음에 사랑을 심은 듯하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