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비율 2012년 45.7%서 지난해 87% 급증
지역 문화 적응·높은 물가 등 부담 원인 분석  

제주 이주민들의 '유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의 언어, 관습 등 지역 문화와 비싼 집값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 인구정책 종합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떠난 인구는 3만322명으로, 10년전인 2009년(2만1917명)과 비교했을 때 1만명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도민(3929명)을 제외한 제주 이주민(제주 거주 10년 미만)은 2만6393명으로, 지난해 전체 전출인구의 87.0%를 차지한다.

전출인구의 절반 가까이는 이주한지 2년도 안돼 제주를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1년도 안돼 제주를 떠난 이주민은 9334명(30.8%), 1년 이상~2년 미만 거주 이주민도 5650명(18.6%)으로 조사됐다. 

2년 이상~4년 미만 6317명(20.8%), 4년 이상~6년 미만 3721명(12.3%), 6년 이상~8년 미만 1362명(4.5%) 8년 이상~10년 미만 9명이다. 

전출인구 가운데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 '유턴' 비율은 2012년 45.7%(2만346명 중 9305명), 2015년 81.3%(2만4277명 중 1만9740명), 지난해 87.0%로 급증했다. 

이처럼 이주민이 제주를 떠나는 이유는 지역 문화 적응과 주택마련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2018년 제주특별자치도 사회조사'에 따르면 이주민은 제주 적응·정착에 어려움을 느끼는 요인(1+2순위)으로 언어·관습 등 지역 문화(37.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지역주민과의 관계 형성(33.2%), 소득 및 생활물가(25.0%), 주택마련 및 거주환경(21.8%) 등 순으로 조사됐다. 

문화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는 데다 높은 물가, 부동산 가격 상승 등 각종 정주여건이 악화하면서 제주를 떠나는 것이다. 

고태호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은 "출산율 제고는 지역 정책으로만 실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제주 이주민은 미래생산인구인 10대를 동반한 핵심생산연령층 3040세대가 대부분으로, 인구절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주 이주민을 잡는 일이 시급한 과제"라며 "이주민에 대한 도민 인식 개선과 함께 지원책 홍보를 위한 중간조직 역할 강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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