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제주시 연동 지역의 전신주 전깃줄 위에 수십여 마리의 까마귀 떼가 앉아 있다. 박시영 기자

주택가 배설행위 및 울음소리로 주민 불편
시 올해 1~10월까지 까마귀 2388마리 포획

제주 도심지역에 몰려든 까마귀 떼가 주택가 등에 배설행위와 소음을 발생시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행정당국은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리포획단 운영 등에 나섰지만 민원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24일 오후 제주시 연동 한 설치된 전신주 전깃줄 위에는 수십여 마리의 까마귀 떼가 자리했다.
인도에는 까마귀 배설물과 깃털 등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어 이로 인한 도심 미관은 물론 이곳을 지나는 시민의 위생을 위협했다.

더구나 까마귀 무게에 전깃줄이 늘어지면서 정전사고 등의 위험이 우려됐다.

이곳에 거주하는 시민 양모씨(57)는 "초저녁만 되면 까마귀 우는 소리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라며 "무엇보다 주차된 차량과 바닥에 떨어진 배설물로 인해 악취가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보행 중 머리와 옷 위로 까마귀 배설물이 떨어져도 새가 벌인 짓이라 누구한테 항의할 수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24일 제주시 연동 지역의 전신주 전깃줄 위에 수십여 마리의 까마귀 떼가 앉아 있다. 박시영 기자

제주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유해야생동물 대리 포획단을 운영해 총기 포획을 하고 지난 10월까지 까치 9041마리와 까마귀 2388마리 등 1만1429마리를 포획했다. 올해 말까지는 모두 1만4000마리를 포획할 계획이다.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는 몽골과 중국 중부·동부, 극동 러시아에서 서식하는 종으로 매년 12월 초 국내에 머물며 번식 후 남하해 겨울을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선충 방제 사업과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활동할 곳이 마땅치 않자 논이나 밭 등에서 먹이를 주워 먹고 잠자리를 위해 도심지 전봇대나 아파트 옥상, 도로변 나뭇가지나 전깃줄 등에 출몰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야생동물 피해 보상 보험 사업을 시행해 유해동물에 농작물이나 가축 피해를 보면 피해액의 80%, 최대 1000만원까지 보상받도록 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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