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시 제공되는 일회용품(연합뉴스)

옵션 체크여부 관계없이 일괄지급 돼

배달주문시 제공되는 일회용품이 주문자의 옵션 체크 여부와 상관없이 일괄지급 되며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제주시 연동에 사는 주부 임현지씨(35)는 "일주일에 1~2번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데 일회용 식기류를 빼달라고 옵션에 체크해도 10번 중 9번은 계속 가져다 준다"며 "쓸 일도 없고 버리기도 아까워 부엌 서랍에 모아놓은 일회용 수저와 나무젓가락이 한가득"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최근 몇 년간 배달 음식 주문량이 늘며 나무젓가락, 플라스틱 숟가락 및 용기, 비닐 등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했다는 우려에서 여러 환경단체는 '음식 배달에 쓰이는 일회용품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배달앱 업체들은 지난해 4월부터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식 상승에 발맞춰 음식 주문 시 일회용 수저·포크를 받지 않는 '일회용 수저 제외' 옵션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내 상당수 음식점이 옵션 체크 여부와 상관없이 일괄 지급하고 있다.

한 환경단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년간 사용되는 나무젓가락만 대략 25억개로 추정된다.

나무젓가락이 자연에서 분해되는 데는 20년 정도, 플라스틱 숟가락, 포크, 컵 등은 대략 500년이 걸린다고 보고 있다.

자취를 하는 직장인 고수영씨(27)는 "한 끼 식사에서 일회용품이 열댓 개가 나온다. 요즘엔 대부분 가정에서 음식을 시켜 먹는데 굳이 일회용 식기류가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추가반찬 등도 받을지 말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옵션도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한 음식점 관계자는 "포장할 때 일회용 수저를 넣는 습관이 몸에 배어 집어넣는 경우가 있다"며 "사람이 몇인데 젓가락을 적게 줬냐 화내는 손님도 간혹 있어 알면서도 서비스 차원에서 넣게 된다"고 말했다. 박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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