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가 결국 통합신당에 참여키로 했다. 원 지사는 지난 21일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의 합류 요청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현재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중도 보수세력의 통합과 신당 창당 움직임에 적극 공감한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어 "이같은 혁신과 통합 노력이 과거 정당으로 회귀가 아니라 미래가치를 담고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통합신당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저 역시 이런 흐름에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며 통합신당 참여를 공식화했다.

원 지사는 또 22일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의에 참석하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만나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념과 정당을 뛰어넘어 제주도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1년 6개월 전의 취임사는 물론 "현재로서는 중앙정치로의 진출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신년 언론 인터뷰 발언이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허언이 된 셈이다.

평소 중앙정치를 동경해오던 원 지사나 중도·보수 통합을 추진중인 정당들에게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인지 모르지만 제주도민들로서는 찜찜할 수밖에 없다.

도민들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원희룡 후보를 뽑았지 사사건건 국정에 발목을 거는 보수야당 후보를 뽑은 것이 아니다. 원 지사 역시 이러한 민심을 헤아려 당시 바른정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나서 재선에 성공한 것이 아닌가.

올해에는 감귤가격까지 폭락하면서 지역경제가 더욱 침체의 늪에서 헤매고 제2공항 건설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도지사마저 중앙정치에 한 눈을 팔아 경제난이 악화되고 갈등이 증폭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원 지사는 무엇보다 제주도와 도민의 이익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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