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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까지는 아니더라도 만족할 수 있어 충분한 삶

기사승인 2020.02.13  21: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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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소비를 한다는 것

2020 트렌드 핵심 ‘소비 문화’…플렉스 등 다양한 용어 등장
생활 환경 변화…가성비<가심비<나심비 워라벨 기준 바뀌어
‘아나바다’에서 플리마켓까지, ‘착하고 건강한’ 키워드 급부상

돌고 돌아 ‘돈’이라고 했다. 그게 뭔데 귀천을 나누냐는 하소연도 여전하다. ‘내 돈 내 맘대로 쓰겠다는데 뭐가 문제냐’는 말에 한껏 핏대를 세우고 눈 흘기기도 해봤다. 2000년대 들면서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 같은 말들이 등장했고, ‘같은 돈을 쓰더라도’라는 문구를 쓰는 것도 자연스러워졌다. 그만큼 세상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미처 알아채기 전에 바뀐 것들은 ‘당황하지 말고’따라 가면 된다. 이왕이면 ‘내 식’으로. 더 쓰고 덜 쓰고의 문제가 아니라 잘 썼는지 살피면 ‘행복’까지는 아니더라도 만족할 수 있다.

△‘플렉스’해버렸지 뭐야

2020년 트렌드의 핵심은 ‘소비 문화’다. 워라벨이라는 대전제 아래 기준이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 요즘 핫하다는 ‘플렉스(Flex)’라고 키워드도 그 중 하나다. 한동안 시대 주류를 이뤘던 ‘90년생’을 너머 밀레니얼 세대가 변화의 중심에 서면서 등장 횟수가 늘었다.

플렉스(Flex)를 단어 그래도 해석하면 ‘(준비 운동으로)몸을 풀다’, ‘(근육에)힘을 주다’는 의미를 갖는다. 현대의 플렉스는 ‘지르다’, ‘과시하다’로 통용된다. 1990년대 힙합 문화에 불이 붙을 당시 미국 흑인 래퍼들이 인기와 성공을 과시하기 위해 명품이나 금붙이를 사모으고 또 자랑하는 행위에서 ‘플렉스’라고 부르면서 만들어진 새 의미다.

유튜브 등을 통해 번지고 있는 “플렉스 해 버렸지 뭐야”는 이중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일단 가지고 싶은, 누군가의 부러움을 살만한 뭔가를 샀다, 그리고 그 다음은 모르겠다는 상반된 심리와 더불어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고 싶다’는 바람이 포개졌다.

‘과소비’하고 하기에는 어딘지 어색한 느낌이지만 일부에서 명품 쇼핑을 자랑하는 ‘인싸’놀이에 활용하며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자기 기준이라는 점이다.

‘어쩌다 이런’을 묻는다면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가성비·가심비를 넘어 ‘내가 만족할 수 있다면’의 나심비까지 등장한 것이 주효했다. 거기에 SNS 등 ‘남에게 드러내 보일 수 있는’통로가 생겼다는 것이 부채질을 했다.

과거 세대가 가족을 챙기고, 노후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가계부 숫자를 맞췄다면 오늘을 사는 세대들은 ‘카르페디엠(carpe diem)’을 외친다. 저축이란 걸 하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목돈을 만들어 결혼을 하거나 집·차를 사는 것이 아니라 꼭 갖고 싶었던 ‘명품’을 내것으로 만들거나 혈통 있는 반려 동물로 옆자리를 채우는 데 아낌없이 쓴다. 혼술·혼밥이 가능해지고 구독·공유를 통해 돈을 덜 써도 되는 환경적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사진-제주도교육청

△‘삶의 가치’기준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런 현대의 소비트렌드 역시 ‘삶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가심비’에 의한 소확행도 분명 내 삶의 가치를 존중하는 곳에서 출발했다. 한 번에 ‘지르는’ 플렉스가 한심해 보일 수도 있지만 ‘행복의 성취율’ 측면에서 볼 때는 아름다운 선택일 수도 있다.

그 덕에 ‘소비의 미덕’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같은 돈을 써서 내가 행복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가치 있게 쓰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 역시 일상이 되고 있다.

워라벨 바람을 타고 새 날개를 단 ‘착한’소비얘기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다’는 경제 원리에 맞춰 보면 어느 새 일상이 된 것을 알 수 있다. 친환경농산물 매장이 생기고, 나누고 바꿔쓸 수 있는 기회가 늘고,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하는 것들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좋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 커질수록 우리를 둘러싼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제품과 판매장이 늘어난다.

‘아껴쓰고 나눴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하는 아나바다 운동이 플리마켓 형태로 문화가 바뀐 것만 봐도 그렇다. 모든 것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다시쓰고 나눠쓰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하다.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재활용이다. 자원을 아끼고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중고품·재활용품을 활용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나한텐 버릴 물건이 다른 사람에겐 꼭 필요한 물건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 가능하다. 안 입는 옷, 안 읽는 책은 그냥 버리지 말고, 필요한 곳에 기부하는 작은 수고면 충분하다.

여행지의 주민이 만든 제품을 구매하고,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공정여행도 방법이다. 유네스코는 공정여행의 ‘공정’을 ‘원주민과 여행객, 문화유적지와 환경을 모두 존중하는’으로 정의했다. 투어오버리즘 같은 단어보다 훨씬 일찍 나왔다. 지역 생산과 관광소비의 선순환에 낭비나 과욕 같은 부정적 요인을 덜어내면 된다.

녹색 소비도 있다. 가능한 로컬푸드를 사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고, 친환경적인 제품을 고르고, 꼭 필요한 것만 사는 것이 그 것이다. 무분별하고 충동적인 소비는 결국 쓰레기만 남긴다.

좀 더 신경을 써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비전을 갖고 활동하는 기업,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의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아동 노동 등 비윤리적 노동으로 생산되는 제품은 사지 않는 방법도 있다. ‘어떻게’를 위해 직접 자료를 찾고 발품을 찾아야 하지만 착한 소비를 위해 그 정도 수고는 충분히 할 수 있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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