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원 지사 중앙정치 본격화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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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요청 원 지사 수락 입장 창당 개입 본격
코로나19 등 제주현안 시급 불구 도지사 업무 충실할지 의문
현 정부와 여당 대립각 예상 국책 중앙지원사업 차질 우려도  

원희룡 제주특별도지사가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이 합당해 출범하는 '미래통합당'의 최고위원을 맡겠다고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등 지역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도정공백이 우려되는데다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도민과의 약속을 파기했고, 중앙정부와의 갈등 심화, 공직선거법 위반 우려 등 문제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통합신당준비위원회 박형준 공동위원장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체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최고위원 4명을 추가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으며,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새보수당 이준석 위원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원희룡 도지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요청을 수락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원 지사는 민선7기 출범식을 비롯해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민생안정에만 전념하고, 도민의 부름과 명령이 없으면 중앙 정치무대에는 서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본지와의 신년인터뷰에서도 "현재로서 중앙정치로의 진출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2개월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도민과의 약속을 저버렸다.

정당의 최고위원은 국회의원 등 중앙정치인사들이 주로 담당했고, 지방자치단체장이 맡은 것은 이례적이다. 정당 최고위원은 중앙정치에 몰입할 수밖에 없어 지자체장이 맡을 경우 지자체 업무공백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 제주는 코로나19 사태로 제주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따른 도민사회 갈등 역시 심화되고 있고, 제주공공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을 비롯한 하수처리장 확충문제, 제주신항만 개발사업 등 현안도 산적한 상황이다.

원 지사는 "(최고위원을 맡아도)현직 지사로서 직무를 소홀함 없이 수행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중앙정치와 도정업무를 적절히 배분해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원 지사는 그동안 중앙정치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현직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으로 갈등을 세웠다.

이로 인해 제주 주요 현안에 대해 중앙절충에 어려움을 겪었다. 더구나 이번에 보수신당 최고위원으로 나설 경우 정부와 여당과 대립각을 세울 경우 국책사업과 중앙정부 지원사업 등에 차질을 빚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간·물리적 한계 정당 최고위원과 도지사 겸직 힘들어"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원희룡 지사는 그동안 중앙정치 진출설에 대해 '도민과 함께 하겠다'며 일축했다"며 "만약 정당선택과 중앙정치 진출시 도민의견을 수렴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이번 원 지사는 이런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도정업무와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을 모두 충실해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이것이 지켜질지 의문이다"며 "정당 최고위원은 서울 등서 회의도 많고, 업무도 과중하기 때문에 물리적이나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밝히며, 제주도정의 공백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좌 사무처장은 "현행법상 자치단체장은 총선 관련해 어떠한 정당행사나 정치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원 지사가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으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공직선거법 테두리 내에서는 원 지사가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을 맡아도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고, 이도저도 안되는 위치에 놓일 수 있다"며 "만약 선을 넘을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우려도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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