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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담론] 포스트휴머니즘과 '컬러'

기사승인 2020.02.23  19: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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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모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융합디자인학과 교수·논설위원

최근 정치권에서는 당을 대표하는 컬러를 두고 연일 말들이 많다. 컬러에 대한 경쟁은 도로변의 주유소나 프랜차이즈들만 보더라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우리들도 차를 사거나 옷을 고를 때마다 내적고민에 직면한다.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는 일상의 단편이지만 필자는 그 속에서 컬러를 통해 포스트휴머니즘을 재발견한다. 인간에게만 의식과 인식이 있다는 휴머니즘에서 벗어나 동물, 자연, 사이보그, 기계 등의 비인간이 서로 관계를 맺어나간다는 관점에서 유기적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 속의 '컬러'를 주목하였고 성찰을 통해 톺아보았다.

모든 컬러는 나름대로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사람도 그렇듯 장점과 단점 모두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거나 극대화하기 위해 두 가지 이상의 컬러로 배색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비율을 잘 고려하여 사용한다. 상황에 따라 주조색과 보조색 사이에서 강조색을 곁들이기도 하고, 비율을 균등하게 하여 균형감을 우선 시 할 때도 있다. 정장을 입고 와이셔츠 위에 넥타이를 하거나, 프랑스 국기처럼 트리콜로(Tricolore) 배색을 한 것이 그 예다. 개인과 국가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함과 동시에 고유 특성을 상징적으로 사용하여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픽토그램의 기능을 능가하는 가장 대표적인 세계 공통언어 일수도 있겠다.

컬러는 주변의 영향, 생활패턴, 자연, 문화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이는 국가별로 자동차 컬러 선호도가 다른 부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는 유독 은색, 검정색, 흰색 차량이 많다. 푸른색, 붉은색, 노란색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 지난 과거를 돌이켜보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는 베이지색과 카키색, 갈색 등 자연스러운 색상의 차가 잘 팔렸고 중국인들은 빨간색과 금색 계통의 차를 즐겨 탔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차량의 크기에 따라 경차나 소형차는 밝고 톡톡 튀는 신세대 감각의 유채색 색상을, 중형차와 대형차에는 위엄이 풍기는 검정색과 흰색 등 무채색 계통을 주로 생산해 왔다. 소비계층의 소득, 나이는 물론 도색 기술의 발전 속도까지 오롯이 녹아 든 흔적이다. 이를 통해 본 컬러는 독자적으로 사회와 새로운 결합관계를 이루고 있고 나아가 유기적 연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색채 전문 기업으로, 세계 각종 산업에 영향을 주는 미국의 팬톤에서는 해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매칭 시스템을 이용하여 트렌드 컬러를 선보인다. 작년의 '리빙코랄' 컬러에서 올해에는 '클래식블루'를 선정했다. '과잉선택'의 시대에 기준점 역할을 톡톡히 해주어 복잡하게 얽혀있는 관계구조 속에서 혼돈이 아닌 방향성을 제시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들 외에도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야 하는 트렌드 컬러이기에 팬톤사가 어려운 숙제를, 답이 없는 문제를 대신 풀어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포스트휴머니즘의 중심에는 '컬러'가 있다. 컬러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이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은 포스트휴머니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점들을 시사한다. 개인에서 사회, 세계라는 공동체가 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한 기호학적 감성, 메시지 전달, 소통을 하는데 있어 밑거름이 되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평소, 어떤 컬러의 옷을 즐겨 입고, 액세서리를 선택하고, 화장을 하는지도 여기에 해당된다. 수박 가게와 정육점의 조명 컬러가 매출과 직결되고 집안의 도배지와 타일 컬러가 생체 리듬에 영향을 주며, 컬러가 주는 느낌에 맞추어 지갑을 열기도 한다. 우리는 컬러를 생산하는 주체이자 컬러 소비자인 셈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는 말이 있다. "아는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보인다."로도 해석되는데 삶 속의 컬러를 관찰해 보고 흥미를 가져보는 것도 또 다른 취미이자 즐거움이 될 수 있다.

김경모 webmaster@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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