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 중문관광단지 현장을 가다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과 내국인 발길이 이어지던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박물관 주차장. 주차된 차량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경기 침체에 코로나19 확진자까지 '엎친데 덮친격'
유명 프랜차이즈점은 물론 마을상권도 붕괴 직전
대부분 개점휴업 혹시나 불안감 몇몇은 자진 폐쇄
대기업 불문 호텔 예약 90% 취소…"그야말로 폭탄"

25일 오후 1시, 박물관, 식물원, 유명 프랜차이즈점 등이 200m 간격으로 줄줄이 이어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경기 침체로 일찌감치 활기를 잃었던 이곳은 최근 코로나19 두번째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제주 관광 1번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적막감만이 맴돌았다. 

소비 둔화에도 거뜬했던 유명 프랜차이즈점도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1~2층을 손님으로 가득 채웠던 카페에는 1~2인 정도 규모의 3팀만이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카페 직원 이씨는 "이전과 비교해 손님이 3분의 1정도 줄었다"며 "점심이후에는 자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손님들이 음료를 테이크아웃해 자리를 떴다면 지금은 위생 등 문제로 포장 주문하는 손님이 2배 가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가게 3곳과 박물관 1곳이 공용으로 사용해 항상 문전성시를 이뤘던 주차장도 이전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경기 침체에도 자리를 지켰던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내 가장 큰 규모의 유명 카페가 코로나19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았다. 가게 앞에는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 이은지 기자

단지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유명카페 앞 유리에 붙은 '임대' 현수막은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현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관광단지를 벗어나 주민들이 모여 사는 중문 마을 시내로 들어서자 '임시 휴업' 현수막을 붙인 건물들이 눈에 속속 띄기 시작했다. 

최근 코로나19 제주 두번째 확진자가 마을내 다중시설을 이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자발적으로 문을 닫은 것이다. 

마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씨는 "안그래도 경기가 어려워 장사 수입도 많이 줄었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이 인근 가게가 모두 개점휴업 상태"라면서 "혹시나 자가격리인이 우리 가게에 다녀갔으면 어쩌나하는 불안감 때문에 잠시나마 가게 문을 닫았다가 최근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관광단지를 찾은 방문객 사이에서 주변 맛집으로 입소문을 탄 지역맛집도 코로나19여파 이전 인근 건물까지 이어졌던 대기줄은 이제 찾아볼 수 없었다. 

장명선 중문관광단지협의회장은 "지금 중문관광단지와 마을은 그야말로 '폭탄'을 맞은 상황이다. 경기 침체에 코로나19확진자가 마을에 다녀갔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대기업을 포함한 단지내 호텔 예약 90%가 취소됐다"며 "현 상황에서 중국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발길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제는 내국인 관광객을 제주로 끌어올 수 있는 방안을 시급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