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제주 호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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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만 경매시장 숙박시설 51건 우르르…도심호텔 매물 잇따라
예약률 바닥에 '호텔 밖은 위험해' '허니문 메카 부활' 등 등장

관광 패턴 변화와 소비 둔화 등으로 고전하던 제주 숙박시설이 '코로나19'벽을 넘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 민박·펜션에 이어 도심 호텔들이 백기를 들기 시작했다. 특급호텔들은 맞춤형 마케팅으로 내수 공략에 나섰지만 현 상황이 언제 끝날 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 자금 경직 경영난 여파 뚜렷

이달 들어 제주시 연동·노형 일대 도심호텔 3~4곳이 차례로 매물로 나왔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발생 후 '한 달'을 말 그대로 간신히 버텼다. A호텔은 2월 한달 간 로비와 식당 등 F/B매장만 운영했다. 제주시 해안도로와 인접한 B호텔은 결혼 등 연회 예약이 끊기며 직원 상당수가 휴직한 상태다. 서귀포시 도심 호텔들도 줄줄이 부동산 매물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팔겠다'고 내놓은 것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해만 경매시장을 들락날락한 숙박시설이 272곳(법원 경매 기준)이나 된다. 이중 57곳이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률은 20.96%에 그쳤다. 낙찰가율도 52.39%에 머물렀다.

그나마 하반기 중국인 관광시장이 살아나며 풀렸던 표정은 코로나19로 경직됐다. 11월만 26건 중 14건(낙찰율 53.85%)이 감정가의 82.56%에 낙찰되는 등 화색이 돌았다. 12월도 26건 중 11건이 낙찰됐다. 낙찰가율이 52.96%에 그쳤지만 거래가 이뤄졌다.

1월 경매시장에 나온 5건은 단 한 명도 입찰하지 않았다. 2월에는 51건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이중 2건만 낙찰됐다. 낙찰율은 3.92%, 낙찰가율은 25.58%로 바닥을 드러냈다.

△'관광차 제주 찾은' 마케팅 한계

부동산 매물이나 경매시장을 북적이게 한 숙박시설은 지난해 초 '과잉 객실'우려의 결과물로도 해석된다. 특급호텔까지 할인율에 '한달 살이'경쟁에 뛰어들 만큼 객실 판매가 쉽지 않았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수가 늘어나며 버텼지만 국제선이 아예 닫히고, 국내선이 반토막이 난 현재 상황은 손 쓸 방도가 없을 정도다. 이달 예약율이 10~20%에 그치면서 신혼부부 특수에 불이 붙었던 '1970·80년대 회귀'와 도민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주력할 만큼 힘들 상황이 됐다. 코로나19 피로감을 감안한 '회복'마케팅도 고민했지만 제주 확진자 중 절반이 '관광차 제주에 온'으로 확인되며 입도 떼지 못하고 있다.

제주신라호텔은 신혼여행 메카였던 제주의 옛 명성을 끄집어낸 뉴트로 '스위트 허니문'패키지를 내놨다. 1980년대 느낌의 결혼 연출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롯데호텔제주은 호텔 안에서 봄을 즐길 수 있는 '봄(B.O.M, Bloom Our Moment)' 패키지를 판매(~6월 1일)중이다. 유칼립투스와 스토크로 만든 웰컴 플로럴 커티시와 '사쉐(Sachet, 종이 방향제)'로도 활용 가능한 키 홀더 등으로 차별화했다.

메종글래드 제주는 건강 테마의 '웰캉스'와 푸조 패키지 '카캉스', '나혼자 간다'패키지 등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We호텔은 3월 한달간 '힘내라 대한민국 면역증가'이벤트와 힐링 포레스트 체리블로썸 패키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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