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속보=뇌출혈로 쓰러져 지난 5일 뇌사 판정 이후 장기기증으로 7명에게 새 삶을 전해준 고홍준군(9)(본보 2020년 4월 6일자 4면·2020년 4월 8일자 4면)이 하늘의 별이 되기 전 마지막 길을 나섰다.

8일 오전 제주부민장례식장을 나선 홍준이는 두 형과 한창 투닥거릴 어린 나이지만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 큰형 품에 의젓하게 안겼다.

제주시 화북동에 있는 집을 향하는 길, 언제나 휘파람 부는 것을 좋아했던 홍준이기에 벚꽃이 흩날리는 소리마저 홍준이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들렸다.

홍준이는 집을 한번 둘러본 이후 어머니가 뿌려주는 사이다를 뒤로 한 채 집과 작별했다. 이어 친구들과의 추억이 담긴 화북초등학교로 향했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던 홍준이기에 아쉬움을 더했다.

선생님들도 미리 준비한 국화를 홍준이에게 한 송이 한 송이 전하면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학교를 나온 홍준이는 장지인 양지공원으로 향했으며 가족과 친인척들은 끝까지 곁에 남아 홍준이가 가는 길이 무섭지 않도록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홍준이는 지난 1일 저녁 갑자기 집에서 쓰러져 가족들의 간절한 부름에도 끝내 눈을 뜨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으면서 부모들은 장기기증이라는 아름답고도 힘든 결정을 내렸다.

홍준이가 기증한 장기는 심장, 폐, 간, 신장, 각막 등이다. 심장과 폐, 간, 신장은 지난 6일 또래 어린이 5명에게 이식했으며 각막도 조만간 대기자에게 이식할 예정이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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