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내 한 전봇대에 까치 퇴치 풍력 바람개비가 달려있다.

철거 건수는 지난 3년간 1만6997건
올해 예산 7억여원 직원 700명 동원 

봄철 산란기를 맞은 까치들이 전신주 곳곳에 둥지를 틀면서 정전사고를 일으키는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한국전력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시내 까치둥지 철거 건수는 지난 3년간 1만6997건이며 올해는 4월 말 기준으로 4664건이 처리됐다.

둥지 철거를 위해 투입되는 예산과 직원의 숫자도 증가하면서 올해에는 4월 말 기준 7억여원의 예산과 700명의 직원이 동원됐다.

까치는 산란기인 2~5월 전신주에 둥지를 틀면서 정전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주로 나뭇가지를 물어 와 둥지를 만들지만, 공사장 등에 있는 철사, 옷걸이를 이용하기도 한다.

철사 등 쇠붙이가 전신주와 전선 연결부에 닿으면 쉽게 정전이 일어난다.

전신주와 연결부에는 피복이 없어 이 부분을 건드리면 전기가 끊긴다.

까치 등 조류로 인한 정전사고가 전체 정전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해 20%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까치가 4~5일 만에 집을 짓는 데다 일일이 까치둥지를 제거해도 1주일이면 다시 만들어지기 때문에 순찰을 게을리할 수 없다는 것이 제주지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까치들은 둥지가 사라지면 그 자리에 다시 만드는 습성이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전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아침에 까치집을 철거하고 오후에 다시 가보면 같은 장소에 까치집을 계속해 짓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요즘 시기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어 까치집 철거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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