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스토리 / 허은숙 제주옹기박물관 관장

제주 옹기 활성화 위한 지속적 마중물 작업에 노력
"육지 영향 받지 않고 제주적인 것이 가장 좋은 것"
 

'제주도 옹기장'은 2001년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됐다. 굴대장·질대장·도공장·불대장 등은 제주 옹기를 만드는 제주무형문화재 옹기장이다. 

옹기장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데에는 허은숙 제주옹기박물관 관장의 공이 컸다. 허 관장은 전통 옹기의 맥을 이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20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제주 옹기와 함께 하고 있다.

허 관장은 그동안 시련과 고난이 많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옹기에 손을 놓아본 적이 없다. 옹기 사랑 20년 동안 100도보다 더한 불길을 걸어온 그는 이제 질퍽한 제주 옹기가 돼 있었다.

제주 옹기의 집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서 허 관장은 땔감이 많은 신평·구억·무릉리까지 제주 옹기 본거지를 두루 순회했고 무릉리에 제주옹기박물관 자리를 잡았다. 허 관장의 열정을 불태울 작업장인 제주옹기박물관에서 제주 옹기 전통 계승을 위한 그의 노력과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허 관장은 "제주 옹기 공장이나 체험관이 많이 생겨나 사람들이 제주 옹기를 배우고 옹기를 실생활에서 많이 쓰였으면 한다"며 "하지만 제주 흙과 육지 흙을 섞어 만든 것을 제주 옹기라 하는 것은 좀 안타깝다. 제주 옹기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나 정보를 제대로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제주 옹기장으로 이어진 전통제주 옹기 원천 기술이 제대로 이어지고 교육과 체험을 통해 옹기가 제품화·다양화·활성화됐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오로지 제주 옹기밖에 모르는 허 관장의 취미는 '제주 흙과 놀기'다. 허 관장은 제주 흙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계속했다. 제주 옹기와 조화를 이루는 음식은 무엇인지, 어떤 성질이 있는지 등 끊임없이 연구해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제주 흙으로 생활 옹기를 만들어냈다. 

화산토라 찰지지 않아 메치기 작업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이 제주 흙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허 관장은 제주 흙을 닮았다. 하루가 온통 옹기뿐인 허 관장은 이제 그 자신이 제주 옹기라고 말한다. 그는 오늘도 내일도 스스로 배움바치가 돼 메치기 작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다. 

허 관장은 "제주 옹기는 육지 영향을 받지 않고 선사시대부터 독자적으로 발전해 온 것"이라며 "제주적인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리고 제주 옹기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옹기라는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 소비자 요구와 실생활에 맞는 옹기 개발로 대중화·활성화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전통의 맥을 이어가면서 옹기장 후배들을 양성해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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