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업은 필요한 용수의 97%를 지하수에 의존한다. 그래서 가뭄이 들때마다 지하수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자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 3일 고시한 광역화사업 시행계획 승인에 따르면 8월부터 공사가 시작된다. 또 총사업비 1136억원이 투입될 통역화사업을 통해 저수조 54곳 신설, 지하수관정 58공 개발, 서귀포시 동지역 용천수 6곳 활용, 관로 471km 등의 세부 시설이 구축된다. 

도는 사업이 완료되면 지역별로 가뭄피해 정도가 달라도 광역저수조와 관로를 통해 농업용수를 골고루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는 가뭄이 덜해 취수량에 여유가 있는 지역의 농업용수를 가뭄이 심한 지역으로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불가능한 실정이다. 도는 지하수 외에 지표수·용천수와 빗물 재활용 등을 확보해 지하수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농업용수 광역화사업으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지만 문제는 지하수 개발량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2024년까지 관정 58공을 개발키로 해 강수량 부족 및 과다 취수에 따른 지하수의 수량 부족 위기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도내에 농업용수로 사용 가능한 용천수가 19곳에 이르지만 서귀포시지역 6곳만 활용하는 계획은 타당성이 부족하다. 서귀포시지역 용천수 활용을 6곳에서 12곳으로 늘리면 관정 30개에 해당하는 1일 3만1000t의 농업용수 확보가 가능하다. 지하수 의존을 줄이는 방향으로 광역화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