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제주본부 지역경기보고서 관광 완만한 회복세…전망 불투명
산발적 집단감염 등 외부 변수 여전, 정책자금 효과 이후 경계

코로나19가 제주 경기의 밑단을 제대로 흔들면서 회복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외부 요인에 취약한 상황인데다 생산·소비 등 경제 전분야에 걸쳐 빨간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지역경제보고서는 '제주 경제에 대해 무리한 예단은 금물'이라는 경고를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외국인 무사증 입국제도 중단으로 지난 2~4월 제주방문 내국인 단체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97.1%, 외국인 관광객은 91.0%나 줄었다.

내국인 개별관광객이 1년 전에 비해 46.1% 감소하는데 그치는 등 일부 숨통이 트이기는 했지만 회복세로 표현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관광객 감소는 관련 업종은 물론 연관 업종 부진으로 이어지는 등 연쇄적으로 충격 수위를 높였다.

업종별로 여행업과 운수업 타격이 컸다. 여행업체는 1~4월 매출 감소로 전체 1123개 업체 중 31곳이 문을 닫았다. 전세버스 가동률이 3%에 그치는 등 단체 여행 위축 여파를 반영했다. 이 같은 사정은 하반기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라 걱정을 키웠다. 렌터카 역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가동률이 절반에 그쳤다. 긴급경영지원금과 고용유지지원금 등 정책 지원이 없었다면 현 상태 유지도 힘들 정도였다.

1~4월 문을 닫은 일반 음식점은 217곳이나 됐다. 전년 동기 대비 70.4% 증가했다. 관광식당업체도 지난해 말 158개에서 올해 4월말 147개로 11곳이 시장을 이탈했다.

관광객 수에 민감한 면세점은 물론 비대면 온라인 소비 확대에 직격탄을 맞은 대형마트 매출이 크게 줄었다. 제주 시내 대형면세점 2곳은 2~4월 중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0% 감소했다. 6월 1일부터 휴업 상태다.

대형마트 매출도 3월 중 전년 동기 대비 12.5% 줄었다.

'4말5초'(4월30일~5월5일)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일평균 관광객수가 늘어나고 골프장 신용카드 결제액이 5월 전년 동월 대비4.6% 늘어나는 등 1년전에 비해 각각 33.6%, 20.4% 감소했던 3·4월 위기 상항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특급호텔 예약률도 최근 60% 수준까지 살아났지만 전망은 불투명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역별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산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관광 등 서비스업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관련업계 등에서도 "초성수기인 7·8월 예약율이 평균에 크게 밑돌고 있는 것을 살필 필요가 있다"며 "정책자금 효과가 떨어지는 하반기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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