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조직폭력원 행세를 하며 수개월간 지적장애인들을 집단 폭행하고 협박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제주지방경찰청 제공.

경찰, 공동상해·감금 등 혐의 5명 구속·6명 입건
피해자 7명 상대 인적 드문 놀이터·공원 등서 범행

제주에서 조직폭력원 행세를 하며 수개월간 지적장애인들을 집단 폭행하고 협박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에 가담한 이들 중에는 장애인도 포함됐으며, 폭력조직을 사칭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지방경찰청은 공동상해와 감금, 공갈, 갈취 등 혐의로 장애인 박모씨(37)와 비장애인 고모씨(21) 등 11명을 입건하고 이중 5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입건된 11명 중 지적장애인은 5명, 비장애인은 6명이다. 여성 4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4일까지 7개월 동안 제주시청 어울림마당 쉼터 일대에서 조폭행세를 하며 10~20대 지적장애인 7명을 상대로 13차례에 걸쳐 폭행과 감금, 현금 갈취 등을 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특수학교를 통해 알게 된 이들은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말은 듣지 않거나 험담한다는 이유로 인적이 드문 놀이터와 공원 등으로 끌고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신들의 조직에 들어올 것을 강요하며 피해자들끼리 주먹다짐을 시키기도 했다. 

심지어 밤 늦은 시간에 공동묘지 인근에 끌고 가 "산에 묻어버리겠다", "신고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거나 차량에 4시간 동안 감금해 끌고 다니며 폭행까지 일삼았다.

나이가 가장 많은 박씨 등 2명은 두목 역할을, 20대 후반 피의자 2명은 부두목, 나머지는 행동대원 역할을 맡아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18∼23세의 지적장애인으로 범행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고, 주변에서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특수학교를 나와 서로 연결고리가 생기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무리를 이루게 됐다"며 "조직폭력원을 사칭했지만 실제 조직이 구성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주 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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