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행태 조사 결과 중소기업·가계주택 등 심사 강화 전망
정책자금 효과 약해질수록 자금 경색 심각…'내수 부진'해소 감감 

코로나19로 인한 지역 자금 경색은 하반기 더 심해질 전망이다. 상반기 정책자금 투입으로 숨통이 트인 것과 달리 대출 관리 강화로 현상 유지와 상환까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금융기관들의 대기업·중소기업·가계주택·가계일반 대출에 대한 태도가 2분기보다 까다로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출된 대출 태도는 낮아졌고 신용위험·대출수요 모두 높아졌다. 정리하면 대출 수요는 더 늘어나겠지만 신용 관리가 엄격해지면서 돈을 융통하기 힘들어질 것이란 결론이다.

은행의 경우 2분기와 비교해 3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돈을 빌리는 주체(차주)별로 △기업 -10→-13 △중소기업 7→-10 △가계주택 -7→-17 △가계일반 3→0의 변화를 보였다.

차주에 상관없이 2분기보다 대출 심사조건을 강화하거나 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대출을 조이겠다고 대답한 금융기관이 늘어난 때문이다. 중소기업 대출에서 태도의 변화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신용위험 지수도 전반적으로 올라갔다. 2분기 각 23, 40, 40 수준이던 대기업과 가계주택·가계일반 대출 관련 신용위험 지수는 3분기 27, 43, 43으로 높아졌다.

대출 확대에 따른 건전성 위험을 걱정하는 금융기관이 증가하면서 심사가 더 깐깐해질 것을 예고했다.

중소기업만 2분기와 같은 43을 유지했지만 정책자금 투입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신용보증재단을 통한 지원 여력이 남아있는 등 사고 발생 때 지자체나 정부가 책임을 진다는 점을 감안했다.

은행 문턱이 높아지는 것과 달리 3분기 대출 수요는 오히려 2분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 대상의 설문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3분기 대출 태도는 강화되고 신용위험은 커지지만, 그래도 대출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최근 제주지역 중소기업 경기 조사에서 내수부진에 대한 걱정이 커진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국은행제주본부와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본부 조사에서 도내 기업들이 내수부진으로 겪고 있는 고충은 심각했다. 코로나19 산발적 지역 확산과 재정 불안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까지 변수를 걱정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8일까지 199개 금융기관(은행 15·상호저축은행 16·신용카드 8·생명보험사 10·상호금융조합 150)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고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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