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이것만 알면 쉽다

스켈레톤. 사진=평창 동계올림픽 홈페이지(www.pyeongchang2018.com)

하계 올림픽 하면 대표 경기를 줄줄 꿰지만 동계 올림픽은 알고 있는 지식이 얄팍하다. 겨울 스포츠의 효자종목인 쇼트트랙이나 이상화 선수로 기억되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제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등을 꼽고 나면 이내 밑천이 드러난다. 조금만 신경 써 살피면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는 재미가 배가 된다.

△눈 위를 '달리다'

설상(雪上). 말 그대로 '눈 위'란 뜻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 바이애슬론, 프리스타일 스키, 스키점프, 노르딕 복합, 스노보드까지 7개 설상종목이 있다.

알파인 스키 가운데 세분화된 종목인 활강 종목은 출발점부터 결승선까지 평균 시속 90∼140㎞를 넘나드는 속도로 내려가는 경기다.

눈 쌓인 들판을 달려 빠른 시간 내에 완주하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바이애슬론(Biathlon)은 동계종목 가운데 가장 동적이면서 정적이다.

스키를 타고 일정 거리를 주행하기 위해 초인적인 심폐 지구력이 요구되는 데다, 정해진 시간 내에 심장 박동을 가라앉히고 사격을 소화해 내는 모습에 덩달아 숨이 멎는다.

이밖에 슬로프를 자유롭게 활강하면서 공중곡예를 통해 예술성을 겨루는 종목으로 '설원의 서커스'라고 불리는 프리스타일 스키는 저절로 감탄사를 쏟아내게 한다.

우리 영화 '국가대표'로 익숙한 스키점프도 있다. 스키를 타고 급경사면을 시속 90㎞ 이상으로 활강해 내려오다 도약대로부터 착지까지 가장 멀리, 안정적으로 비행하는 것을 점수로 환산해 순위를 가린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스키점프를 함께 치르는 노르딕 복합,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대회에서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보드를 이용해 슬로프를 질주하는 스노보드 등도 눈여겨 볼만하다.

△얼음 위를 '미끌어지다'

얼음 위에서 하는 대표적인 경기로는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등 슬라이딩 종목이 있다.

트랙 위에서 앉아서 타는 썰매 봅슬레이와 엎드려 타는 썰매 스켈레톤, 누워서 타는 썰매 루지는 한겨울 쾌속 질주의 짜릿함을 선사한다.

'얼음 위의 슈퍼카'로도 불리는 봅슬레이는  2명 또는 4명의 선수가 일렬로 앉아 보통 1200∼1300m 길이의 트랙을 내려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순위를 매긴다.

썰매라는 뜻의 프랑스어인 루지는 제동장치도, 보호장구도 없이 내리막 빙판 위를 내려오면서 훈련으로 체득한 육감과 반사 신경으로만 썰매를 조종해야 한다.

스켈레톤은 썰매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탑승자의 몸을 양옆에서 잡아주는 핸들의 모양이 사람의 '갈비뼈'를 닮았다고 이름이 붙여졌다.

100분의 1초 차로 순위가 갈리는 스켈레톤은 썰매 종목 가운데 가장 짜릿함을 맛볼 수 있는 경기다. 하지만 제동장치 없이 고속으로 트랙을 질주하는 경기인 데다 선수가 착용하는 안전장치는 턱 보호대가 달린 헬멧, 팔꿈치 보호대 정도라서 상당히 위험한 스포츠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에 따르면 최고 속도는 시속 150㎞에 이르기도 한다. 위험성 때문에 스켈레톤은 정식종목에서 빠졌다가 채택되기를 반복해 올림픽에서는 2014년 러시아 소치 대회까지 모두 여섯 차례만 치러졌다.

컬링.

△ 겨울의 특성을 '이기다'

얼음과 두뇌 게임에 빼놓을 수 없는 종목이 컬링이다. 컬링은 빙판 위에 그려진 표적판(하우스) 중앙(버튼)에 약 20㎏ 무게의 돌(스톤)을 던지고, 양 팀 중 어느 팀의 스톤이 버튼에 더 가까운지로 승부를 정하는 경기다.

항간에서는 '얼음위 알까기'라고도 한다. 손가락 만을 이용하는 오락이 아닌 온몸을 이용하는 고도의 집중이 필요하다.

얼음 바닥을 닦아내며(스위핑) 스톤의 진행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데 선수들은 스위핑 동작을 하면서  5∼10㎞ 이상 거리를 이동한다. 스위핑 동작은 체중을 다 실어서 해야 하므로 팔과 등의 근력이 중요하다. 평소에는 쓰지 않는 근육을 써서 피로도 많이 쌓인다.

또한 컬링은 표면 온도가 -4도인 얼음 위에서 2시간 30분에서 3시간 가량 경기가 치러져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남북 단일팀 구성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아이스하키도 있다. 아이스하키의 최대 매력은 스피드다. 이러한 속도감을 유지하기 위해 선수 교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골문을 향해 날아오는 퍽은 160㎞ 이상의 속도를 낸다. 총알처럼 빠르기 때문에 퍽을 막는 골리는 물론 이며 스케이터 역시 마스크와 체스터, 레그 패드, 블로커, 글러브 등 보호 장구를 잔뜩 착용한다.

피겨스케이팅.

△스포츠야 예술이야

'김연아'하면 세살 꼬마도 알 정도였던 만큼 피겨스케이팅은 익숙한 종목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여자 싱글만이다. 피겨스케이팅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으로 치러진다. 점프나 연결동작을 반드시 해야만 점수가 인정된다.

세부 종목 가운데 페어는 '미러링'이라고 불린다. 남녀 선수가 얼마나 똑같은 동작으로 연기하는 게 기본이다. 여기에 남자가 여자 파트너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리프트 동작 등이 추가돼 곡예를 보는 듯한 짜릿함도 준다.

반면 아이스댄스는 '볼룸 댄스'를 얼음 위로 옮긴 것이다. 파트너를 어깨높이 이상 들어 올릴 수 없고, 연기하는 동안 남녀가 양팔 길이 이상으로 떨어져도 안 된다.

2명의 선수가 인코스와 아웃코스에서 동시에 출발해 레이스를 펼치며 '스케이트를 신고 얼음 위를 가장 빠르게 달린 사람이 이긴다'라는 가장 원초적인 종목인 스피드 스케이팅과 스피드스케이팅과는 달리 기록보다 경쟁을 통해 순위를 매기는 경주식 레이싱인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는 한국이 메달을 따내는 효자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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