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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잔치 운동회 '이젠 옛말'…그래도 아이들에겐 '추억'

기사승인 2018.10.11  18: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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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사계국민학교 운동회 모습(제주교육박물관 제공).

달리기 꼴등에도 공책 한 권에 '미소'
가족과 어르신 등 이웃들 한자리에
오전·오후 운동회로 분위기 바뀌어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10월이면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이 시끌벅적거린다.

시나브로 가을 운동회 계절이다.

불과 10~20년 전만 하더라도 가을 운동회는 동네 잔칫날이다시피 했지만, 점차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모습이 바뀌고 있다.

운동회 전날 아이들은 비가 내리지는 않을지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잠자리에 들어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눈이 토끼 눈처럼 빨갛게 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높고 푸른 쪽빛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운동회 하기 좋은 날이 펼쳐지면 동네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운동복을 입고 머리에는 청군, 백군을 나누는 머리띠를 동여맨다.

운동회 때 신으려고 책상 서랍에 보관했던 새하얀 운동화는 단연 돋보였다.

학교 입구로 들어서면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만국기가 아이들을 먼저 맞는다.

솜사탕이며 장난감을 사기 위해 올망졸망 모인 아이들은 이때만큼은 운동회도 뒷전이다.

지역마다 '뽑기' '떼기' 등으로 불리던 설탕을 녹여 만든 사탕 종류인 '달고나'는 운동회에서 빠질 수 없는 간식거리자, 운이 좋으면 멋진 장난감을 얻을 수 있는 '행운'이었다.

동네 삼촌들과 어르신들도 하나둘 학교로 모이면 운동회는 말 그대로 동네 잔칫날이다.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달리기를 할 때면 너 나 할 것 없이 "달려라"를 외치다 꼴찌 한 아이를 위로하기까지 한다.

밤잠을 설치며 맞게 된 운동회 날, 젖 먹던 힘까지 보태며 달려보지만 '꼴등'이라 울상인 어린이들도 공책 한 권에 얼굴은 미소를 띤다.

점심시간이 되면 운동회 분위기는 무르익는다.

김밥은 소풍이나 가을 운동회 즐겨 먹었던 '최고의 도시락'이었다.

동네 어른들은 마을 부녀회가 준비한 국수며 과일 등을 나눠 먹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하지만 '전통적인' 가을 운동회가 평일보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휴일로, 정성스러운 도시락 대신 배달음식으로, 학생 수가 많아 오전·오후 행사로 나뉘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맞벌이가 정착되다 보니 최근 들어 가을 운동회는 학부모들의 참석 편의 등을 위해 공휴일에 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과 동네 어르신들이 마주 앉아 나눠 먹던 도시락도 자장면과 치킨, 피자 등 배달음식으로 변한 지 오래다.

시내 학교의 경우 학생 수는 많은 데 비해 운동장이 넓지 않다 보니 저학년(1~3학년)과 고학년(4~6학년)으로 나눠 오전·오후 운동회를 하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전 운동회를 하는 저학년은 학교 운동장 나무 그늘에서 도시락을 먹기보다는 근처 음식점을 찾는다.

점심시간 이후에 운동회가 시작되는 고학년 어린이들은 집이나 학교급식 등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시대가 변하고, 운동회 분위기가 바뀌어도 어린이들은 가을 운동회를 기억하면서 먼 훗날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도시락을 싸고 공원 등 드넓은 잔디광장에서 '가족 운동회'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윤주형 기자

윤주형 기자 21jemin@naver.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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