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옥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수석연구원 논설위원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전국의 산업단지 수는 1206개소에 10만1850개 업체가 입주하고 있으며 223만명 정도 고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제주는 농공단지 포함 7개의 산업단지가 소재하나 첨단과학단지와 용암해수산업단지를 제외하고는 연구 및 제조업 클러스터의 형태로 보기에는 아주 미흡하다. 기본적으로 산업단지 조성의 근본취지는 고용창출, 지역경제 및 산업기반의 확대, 연관산업의 육성, 기업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기술 및 경영혁신 등이다. 

제주의 청년층이라 할 수 있는 20~39세에 해당하는 인구는 18만3000명 정도이다. 제주도 전체인구 70만명의 약 26%에 해당한다. 그리고 청년층 실업률은 7.3%로서 전국(10.5%)보다는 3.2%p 낮다. 그리고 도민 1인당 GRDP는 2746만원으로 전국평균 3204만원보다 500만원 정도 뒤떨어져 있다. 현재 제주도민의 체감경기 및 청년실업 문제는 온돌방으로 치면 미지근한 정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10~20년 후 제주의 경기전망은 매우 쌀쌀하다. 다시 말해서 미래 산업사회에 대해 낙관 또는 방관하지는 않는지 기성세대들이 돌아봐야 한다. 제주와 비슷한 강원도, 전라남도가 발 빠르게 미래 산업사회에 대응하는 점은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최근에 제주도가 추진하다 포기한 도시첨단산업단지, JDC가 추진하는 제2산업단지, 그리고 서귀포시에 농·산업단지 조성사업 계획 등은 지역주민 반대, 지가상승, 추진주체의 의지부족 등 요인으로 바람을 타고 사라지고 있다. 농촌에서는 월동채소 가격 불안정으로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 가장 높은 1차 산업 비중은 고령화, 낮은 가공기술, 관련 인프라 부족 등으로 미래사회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당면과제이다.

이런 당면한 과제가 우리 후손에게 희망을 주기에는 미흡하며 사회 각층 관련 전문가들의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따라서 산업단지 확대 필요성을 몇 가지 추가해보면 첫째, 식품산업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최근 보도된 식품외식경제지에 따르면 가정편의식(HMR)시장은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2015년에 1조7000억원 시장이, 2019년에는 5조원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2023년에는 10조원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사회구성 및 문화 변화, 1인 가구 증가, 여성 사회진출 증가, 시니어층 증가 등이 요인이라고 한다. 청정 채소, 육·해양 자원 등이 HMR 개발 핵심요소인 만큼 우리도 농산업 가공단지를 조성해 시들어가는 농어촌경제 활성화에 디딤돌을 놓아야 한다. 

둘째, 제주지역산업의 미래성장과 구조를 변화할 인프라 조성이 시급하다. 전국이 미래먹거리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지능정보기술, 청정에너지, 4차산업, 생명공학 등 산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산업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인증할 인프라가 제주에는 없다. 심지어 관련 정책을 연구할 연구소, 실험실도 턱없이 모자라다. 따라서 제주형 4차산업 실현을 위해서는 제주도 산업구조를 한층 발전시킬 수 있는 산업단지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 투자이다.

셋째, 지역대학과 연계성 강화가 시급하고 대학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제주대학 등 4개의 대학이 연 1만5000명 정도의 일꾼을 배출한다. 그러나 40~50% 정도는 타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간다. 제주에서는 전공 관련 일자리가 거의 없거나 근무환경이 열약하기 때문이다. 대학은 지역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생명과학대, 관광관련학부, 해양대학 등은 국내 최고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과 관련 우수학생 유치 노력, 그리고 관련 기업과의 공동 인재육성 등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이 청년에게는 희망을 주고, 제주도민에게는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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