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3월 한달간 도내 금융기관 여신 잔액 2148억원 증가
기업대출만 2052억원 ↑, 소비절벽 속 가계대출도 늘어

코로나19로 제주 지역 사회 전반이 빚더미에 내몰리고 있다.

자금경색에 몰린 기업들은 금융 빚을 내며 버텼고, 주택 담보로는 더 이상 빚을 낼 수 없던 가계들이 '비상금'을 짜내는 등 후유증 걱정을 키웠다.

26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제주 지역 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31조 5208억원으로, 전달보다 2148억원 늘었다.

코로나19 충격에 먼저 흔들린 지역 중소기업들의 빚이 계속 불어났다.

1월만 416억원 빚을 냈던 중소기업은 2월 721억원에 이어 3월 1738억원으로 대출 규모를 늘렸다. 1월 설 자금 외에 코로나19로 신규 투자 수요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경영안정자금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책자금으로 버티는 상황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제주신용보증재단 자료를 보면 제주 지역 코로나19 특별보증이 시작된 지난 2월 13일부터 26일까지 9950건·2500억원이 지원됐다.

이중 3월 중 신청이 가장 많았고 한도도 7000만원(정부 기준)으로 규모도 컸던 상황이 고스란히 여신 규모 증가에 반영됐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둔화 여파로 지역 경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자연재해 변수에 코로나19까지 회복 여력 없이 이어진 충격에 자금압박이 커진 상황이 여실히 노출됐다는 분석이다.

일반 가계 사정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3월 중 가계대출 잔액이 44억원 늘었다. 올들어 1월 -1066억원, 2월 -284억원 등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불경기 영향을 받았던 상황에서 벗어났다. 이미 2월 중 감소폭이 둔화되며 예고된 부분이기는 하지만 신용대출 등 주택담보를 제외한 대출이 48억원 늘어나는 등 가계부 쓰기 힘들어진 사정을 반영했다. 코로나 19 쇼크로 소비 절벽 현상이 나타나는 등 가계 씀씀이가 줄어들었지만 빚을 낼 정도로 절박했다.

상대적으로 이자가 낮은 예금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쏠렸다. 비은행금융기관 가계대출은 3월도 107억원 감소하며 올 1분기만 1375억원 줄었다. 반면 예금은행은 주택담보 63억원, 기타 가계대출 88억원 등 2월(108억원)에 이어 다시 151억원 증가했다.

상환 부담을 걱정한 기업들에서는 빚을 내는 대신 통장을 깨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3월말 기준 수신 잔액은 30조6837억원으로, 전달보다 6714억원 감소했다. 이중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입출금 통장(자유예금)에서 2157억원을 빼 급한 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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