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4·3 70주년 통합의 시대로 <4> 4·3 유해발굴 조사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제주4·3연구소 관계자와 증언자들이 제주공항에서 유해발굴 추정지를 돌아보고 있다.

70여년전 제주도내 곳곳에서 학살돼 암매장된 4·3 희생자를 찾는 행방불명인 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이번 사업은 올해 제주4·3 70주년을 맞아 11년 만에 재개된 사업으로 도민과 유가족 등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년간 2차례 발굴조사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공항 유해발굴 사업은 지난 2007년에 본격 시작됐다.

도는 2007년부터 2008년까지 2년간 공항내 남북활주로 서쪽 구간(8040㎡)에서 유해발굴 사업을 실시, 유해 128구를 발굴했다.

이어 2008년부터 2009년까지는 공항내 남북활주로 동쪽 구간(500㎡)으로 옮겨 발굴을 진행, 총 260구의 유해를 찾아냈다.

지난 2차례의 조사에서 총 380구의 유해가 발굴됐으며 이 중 90구의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 발굴조사에는 당초 목적이었던 제주시 예비검속 희생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추가 발굴에 대한 요구가 잇따랐지만 보수정권 교체 등의 영향으로 유해발굴 사업이 잠정 중단돼 속도를 못냈다.

△올해말까지 사업 추진

도는 올해 제주4·3 70주년을 맞아 4·3 희생자 유해발굴 조사를 재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제주지역 공약인 '완전한 4·3 해결'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12월 실시한 '4·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예정지 긴급조사 용역'을 통해 유해발굴 대상지 5곳을 지정했다.

구체적으로 제주공항(뫼동산 인근, 동서활주로 서단 북쪽, 화물청사 동쪽 구역)과 제주시 도두2동인 공항 남쪽 경계 외부 인근, 선흘 은지난못 인근, 북촌리 1240번지 인근, 구억리 835번지 인근 등이다.

앞으로 도는 제주4·3평화재단과 '4·3희생자 유해발굴 및 발굴유해 유전자 검사'에 대한 사업 대행 협약을 맺고 이달부터 이 5곳에 대한 유해발굴 사업을 본격 진행한다. 사업기간은 올해 말까지이며 발굴은 4월부터 추진한다. 예산은 국비 15억6000만원이 투입된다.

특히 도는 정확한 발굴 위치 확인을 위해 지반탐사장비(GRP)를 도입할 계획이며 기존 발굴됐던 유해 279구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도 병행한다. 

도 관계자는 "70년 전, 10년 전과 달리 환경이 많이 달라져 실제 매장지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면서 "신중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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