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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경제를 진단한다] "해상물류비 지원 확보·구조적 저성장 대응해야"

기사승인 2019.03.03  15: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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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정선태 전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장

'좋은 날씨'도 변수…특별자치도·국제자유도시에 '농업'없어
생산·설계 위주 농정 한계, 경쟁력 약화·대응 부족 등 자초
소비자 중심 사고, 일자리·소득선순환 등 영향력 정책 반영

"'좋은 날씨'까지 생산성 불안 같은 변수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부지런히 농사를 지어도 손에 쥘 수 있는 것에 변화가 없다. 물류비 부담만이라도 해소하면 어느 정도 여지가 생길 수 있는 그 것마저도 여의치 않다보니 이젠 땅을 내놔야 하는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정선태 전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장이 무겁게 입을 뗐다. 농업인들의 대표 자격으로 2년여 현장에서 느낀 소회의 뒷맛이 씁쓸했던 때문이다.

정 전 회장은 "솔직히 말한다면 농업만큼 변하지 않은 것도 없다"고 털어놨다. 외형적으로는 변했다. 시설농업이 확대되고 스마트 영농같은 단어도 등장했다. 고령화 대안으로 농업기계화가 속도를 냈고, 귀농·귀촌 등 농업 구성원들의 면면도 달라졌다. 그렇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농업 경쟁력에 대한 접근법이다. 여전히 생산과 설계 위주로 농업정책을 추진하면서 시장 대응에 뒤처지는 현실을 만들었다는 것이 정 전 회장의 판단이다.

정 전 회장은 "이번처럼 여러 요인이 한꺼번에 나타나 여러 작목에 영향을 미친 것은 처음이지만 이미 예견됐었고, 준비를 당부했던 부분"이라며 "감귤류 상품·출하 조절과 월동채소 작부 전환, 품목별 자조금 조성 같은 대책이 처음 나온 것은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정 전 회장은 '계통출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밭작물 수급 조절에 있어 농협이나 생산자 단체가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현 구조를 볼 때 수급불균형에 따른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위기 요인이 더 많다. 특별자치도·국제자유도시라는 타이틀은 거창하지만 이를 농업에서 효과적으로 풀어내지 못하는 상황이 그렇다.

정 전 회장은 "해상운송물류비 국비 지원은 어떤 일이 있어도 관철시켜야 한다"며 "주요 소비지 시장이 도외 또는 해외다. 섬이란 특성 때문에 생산비에서 평균 20%, 물류비에서 다시 20%의 부담을 떠안는 상황을 '형평성'논리로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제주지역 농가들의 물류비 부담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농산물 해상운송 물류비 국비 지원을 제주 현안 공약으로 제시했을 만큼 숙원이다.

농가들이 부담하는 해상운송비가 연간 740억원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지난 2016년 기준 소비자가격 대비 도내 주요 농산물의 유통비용률은 60∼70%(양파 71%, 월동무 64.5%, 감귤 60.1%)다. 타 지역 주요 농산물의 유통비용률은 44.8%였다.

제주산 농산물 생산량은 연간 149만t에 이른다. 이 중 92만7000t이 도외로 공급된다. 90% 정도가 선박을 이용한다. 이런 부담 해소를 위해 제주도가 지난 2015년 제주특별법에 제주산 농축수산물에 대한 운송 지원 특례 근거를 마련했고 매년 국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항공운송 이용은 더 어렵다. 브로콜리 등 채소류는 신선도 유지를 목적으로 항공편으로 반출하지만 품목별 6~23%까지 계약단가를 인상했거나 인상 대기 중이다.

고민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지난해만 놓고 보더라도 언 피해와 폭설, 태풍, 가뭄·폭염 같은 자연재해가 줄을 이었다. 따뜻한 겨울까지 변수가 됐다.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부진 상황은 생각도 못했다.

농업 시장개방 여파가 현실 쓰나미가 됐다. 중국와 미국, 일본, 호주, EU, 칠레 등을 견제했던 상황에 베트남의 추격도 무섭다. 당근에 이어 마늘(건조·냉동)과 생강(신선·냉동·건조) 관세 철폐가 대기 중이다. 돼지고기의 시장 잠식 시기도 가까운 상태다.

식생활 변화와 소비패턴 등이 1차 산업을 좌우하는 요인이 됐다. 정부차원에서 농업 경쟁력을 생산·설계 위주에서 안전성을 기반으로 한 국민 삶의 질 향상으로 판단하는 구상이 나오고 있음도 감안해야 한다.

제주도가 제주형 가격안정제, 농업인 월급제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조적 저성장(뉴노멀)시대에 맞춘 농협과 농업인들의 인식 변화까지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정 전 회장은 "농사를 짓고 먹고 산다는 것을 1차산업 경쟁력으로 보는 시대는 지났다. 지역 일자리나 소득 선순환 같은 영향력까지 살펴야 한다"며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더라도 지자체와 농협, 농업인의 3박자가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경고했다. 고미 기자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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