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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설치 비율 전국 평균 절반 수준...보행자 사망사고 야간 집중
5대 범죄 전국 최고...도·경찰, 치안협의회서 밝은제주 조성사업 추진

제주지역의 어두운 도로 환경으로 인해 야간에 보행자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도내 가로등 설치 비율이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보행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데다 범죄 불안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6~2018년)간 제주에서 교통사고로 연평균 80.7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절반 이상인 42.7명(52.9%)이 야간(오후 6시~다음날 오전 6시)에 발생한 사고로 숨졌다.

특히 보행자 교통사망사고의 경우 숨진 보행자 10명 중 7명은 야간에 사고를 당하는 등 피해가 집중됐다.

최근 3년간 전체 보행자 사망사고(연평균 38.0명) 중 야간 사망사고 비율은 71.1%(연평균 27.0명)로, 전국 평균(61.2%)에 비해 10%포인트 가량 높았다.

또 제주시(38.8%)에 비해 서귀포시(61.1%)에서 야간에 발생한 보행자 교통사망사고 비율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귀포 지역에서도 성산과 남원, 안덕 순으로 야간 보행자 교통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경찰은 가로등 시설이 부족한 도로에서 야간에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이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제주지역 도로 1㎞당 가로등(보안등 포함) 설치 대수는 22대로 전국 평균 43대와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인 51.2%에 그쳤다.

행정시별 설치 비율을 보면 제주시 62.2%, 서귀포시 37.8%로 야간 보행자 사망사고 비율이 높은 서귀포 지역에 가로등 시설이 크게 부족해 사고위험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제주는 등록인구 대비 5대 범죄(살인·강도·성범죄·폭력·절도)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인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제주의 인구 10만명당 5대 범죄 발생은 1309건으로 전국 평균 943건보다 38.8% 많다.

실제 최근 3년간 경찰이 도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범죄 불안요인 해소책으로 가로등·보안등 등 방범시설 확충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제주지방경찰청은 18일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2019 제주도 치안협의회'를 갖고, 밝은 제주 조성을 위한 치안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로 협의했다.

제주도와 제주경찰청은 내년부터 교통사고와 5대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조명과 방범시설을 확충하는 '밝은 제주' 조성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범죄·교통사고 다발지역 중 시범지역 1곳(제주시 한림읍·서귀포시 성산읍)을 선정해 방범시설을 개선하고 6개월간 사건·사고 감소 효과를 분석해 단계별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최근 5년간 제주지역 5대 범죄 발생현황을 보면 전체 범죄의 37.6%가 제주시 연동과 이도2동, 노형동, 일도2동, 한림읍 등 5개 지역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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